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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지 않고도 경험하는 개기일식

by 매일한스푼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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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일식은 보통 눈으로 보고 감상하는 특별한 천문 현상입니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며 하늘이 어두워지고, 주변이 차가워지며 태양의 희미한 코로나가 빛나는 이 장관은 그동안 주로 시각적인 경험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일식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시각 장애가 있거나 시력이 낮은 사람들은 이 현상을 다른 감각으로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과 프로젝트들이 개발되었으며, 2024년의 개기일식을 포용적이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대표적인 기술과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어떻게 시각적인 천문 이벤트를 다감각적 체험으로 전환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눈으로 보지 않고도 경험하는 개기일식
눈으로 보지 않고도 경험하는 개기일식

 

빛을 소리로 전환하여 일식 체험하는 라이트사운드

라이트사운드(LightSound)는 일식을 소리로 전환해 제공하는 소형 휴대용 장치로, 하버드의 천문학자 앨리슨 비에릴라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이 장치는 태양의 빛을 소리로 변환하여, 사용자가 빛의 양을 음성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태양이 가려지지 않을 때는 높은 음조의 소리를 내고, 달이 태양을 점차 가리기 시작하면 소리가 점차 낮아지며, 개기일식 순간에는 클릭 소리로 마무리됩니다. 이후 달이 다시 태양에서 멀어질 때는 음조가 원래대로 복귀하면서 사용자는 일식의 전 과정을 음성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사운드는 비에릴라가 2017년 개기일식을 계기로 시각 장애인과 시력이 낮은 사람들을 위해 고안한 장치입니다. 그녀는 음성화를 통해 데이터를 연구하는 천문학자 완다 디아즈 메르세드와의 논의를 통해 영감을 받았으며, “저렴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장치로 누구나 일식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라이트사운드는 오픈 소스 디자인으로 공개되어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워크샵을 통해 확산되었으며, 2024년 개기일식을 위해 약 900개가 준비되었습니다.

디아즈 메르세드는 1990년대에 처음 일식을 경험할 때 시각 외의 감각을 통해 그 변화를 인지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라이트사운드 프로젝트가 시각 장애인들에게 천문학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라이트사운드는 지금도 많은 요청을 받으며, 천문학을 접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촉각을 통한 천문학 체험으로 일식 이해하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년간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점자책과 촉각 자료를 제작해 배포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촉각을 통해 우주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일식 이해하기’라는 점자책은 일식이 발생하는 원리와 태양, 달, 지구의 정렬을 촉각 그래픽을 통해 설명합니다. 이 자료는 특히 시각적 접근이 어려운 학생들이 우주의 다양한 현상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식 이해하기’ 책에는 미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의 경로도 포함되어 있어 독자들은 촉각을 통해 개기일식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자 자료는 일식이 단순히 시각적인 현상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우주의 사건임을 시각 장애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일식의 환경적 변화 기록하다. 이클립스 사운드스케이프

이클립스 사운드스케이프(Eclipse Soundscape)는 NASA의 시민 과학 프로젝트로, 일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식 동안 생물체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다각도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은 오디오모스(Audiomoth)라는 특수 녹음 장치를 사용하여 환경 소리를 수집하고, 이후 이를 분석하여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사운드스케이프 앱은 일식의 오디오 설명뿐만 아니라 햅틱 피드백 기능도 포함하고 있어,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들이 음성과 진동을 통해 일식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1932년 일식 때 대중이 동물과 곤충의 행동을 관찰했던 역사적 연구에 기반을 둔 이 프로젝트는 오늘날 기술을 통해 일식의 복잡한 변화를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사운드스케이프와 라이트사운드의 의미

사운드스케이프와 라이트사운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서, 일식을 누구나 참여하고 느낄 수 있는 포용적인 경험으로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기일식에서 약 700명의 관측자와 1,000명의 데이터 수집자가 등록되어 이 프로젝트의 가치와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운드스케이프의 칼 스미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천문학 프로젝트 참여의 의미를 강조하며, “천문학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참여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독특한 발상이지만, 놀랍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시각 장애인 또한 천문학 연구에 기여할 수 있으며, 미래의 천문학 기술과 관측 방법이 더욱 포용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함께하는 천문학, 감각으로 느끼는 개기일식

개기일식은 이제 단순히 시각적인 현상이 아닌, 다양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다감각적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라이트사운드와 이클립스 사운드스케이프와 같은 프로젝트는 일식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과학과 천문학을 접근 가능한 학문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024년 개기일식은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며, 이는 천문학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분야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탐험과 연구는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포용적 접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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